후쿠시마, 3월
지진처럼 하루가 저물면
해일처럼 새로운 하루가 온다
재난은 늘 일어나지만
정작 아무도 그것을 기다리지 않는다 재난은
예기치 못하기에 비로소 재난이다
발아래 갈라진 땅은 우리가 가졌던 것을 부수고
아직 가져본 적이 없던 것을
환하게 드러낸다
몸부림치는 지반을 아픈 발로 딛고 서서
인자함을 모르는 하늘을 향해
나는 얻지 못할 용서를 구하고 있다
강원도 사투리 비슷한 억양으로 말하던 사람들은
이제 후쿠시마 바닷가에 살지 않는다
원전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은
버려진 가축을 어루만지고
참 멀리도 날아와 슬픈 비로 내린다
그러나 그래도 살아남아야 한다 그래서
괜찮냐 라고 물으면 괜찮다 라고 답하지만 그러면서
우리는 이곳에 떠다니는 슬픔의 입자를
입고 마시고 그리고
먹으며 이 추운 봄을 나야 한다
Songs with no Tunes
Po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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