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posted Nov 2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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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에서 그리스 까지는 뱃길로 며칠 거리에 불과하다. 10년간의 피의 살육전을 마무리한 트로이의 목마 작전은 그리스의 꾀돌이 오디세우스에게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전쟁이 끝난 후 그는 트로이를 떠나 자신의 왕국 이타카(Ithaca)로 항해를 시작하는데, 이 여행이 또 그만 10년이나 걸린다.

목적지인 이타카만 용케 제외하고 동서남북으로 지중해를 가로질렀던 그의 여정을 바라보노라면, 그의 귀가가 늦어진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였을 거라는 의혹이 짙게 든다. 그러나 대시인 호메로스가 인정했듯이, 그게 어디 그의 잘못이랴. 길은 급류의 거센 파도와도 같아서, 한 번 길 위로 휩쓸린 여행자는 길을 벗어나기가 그토록 어려운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