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외근황(塞外近況) 19

- 벗에게, 편집에 관하여

걷고 있는 나를 누가 왼쪽에서 쳐다보면 역행하는 느낌이다 무심한 시선의 뿌리는 깊고 질기다 나는 뿌리가 시들기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 스스로를 부감(俯瞰)하는 것은 눈속임인가 삶이라는 롱테이크에 드문드문 쉼표를 찍는 것은 대체로 그런 눈속임 하지만 상관 없으리 삶을 사는 자 중 누가 그것이 삶인 줄 모르고 살아가랴 누가 스스로를 편집할 수 있으랴

 

200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