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 블라섬
posted Sep 14, 2008
체리 블라섬
- 상철에게
내일이면 질 꽃도 기를 쓰고 핀다
생명은 가혹하다 하나 같이
바바리맨처럼 생식기를 내어 민
벚나무들의 바다, 켄우드 숲을 걸으며
이렇다 할 이유 없이 부끄럽다
부끄러움을 아는 건
과일을 따먹은 조상탓이다
(과일, 임신한 식물의 부른 배!)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의롭다고
자위하며 공맹(孔孟)을 생각한다
공자는 어떤 가혹한 유혹을 겪었기에
세상의 모든 사십대에게
불혹하라는 좌우명을 선사했을까
벚나무 연분홍 성기 몇 점
귓가로 진다
200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