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lcome Page
    • drawing
    • photos
    • cinema
    • essay
    • poems
    • music
    • toons
    • books
    • mail

손해사정인

posted Sep 14, 200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손해사정인


홍서기관은 보험회사 손해사정인을 기다린다

영사관에서 일어난 작은 화재는

철제 휴지통 하나를 태웠을 뿐 그러나

스프링클러는 4층 건물 전체를

있는 힘껏 물바다로 만들어

뉴욕에서 내려오는 손해사정인은

물먹은 컴퓨터와 물먹은 복사기

물먹은 가구들을 둘러보고

물먹은 피해액을 셈해줄 것이다


사랑이 그러하듯

예기치 못할 일들은 때로

예방조치가 더 큰 피해를 불러온다

어느 날, 이를테면

눈비오거나 휴지통에서 연기 나는 날

보호받는 자를 발끝까지 적시고

주저앉히는, 두려워함의 두려움

위험을 피하는 일의 칼끝 같은 위험


피해액이 너무 낮게 평가되지 않도록

사정할 태세로

홍서기관은 손해사정인을 기다린다

홍서기관의 고향집에는

해외근무 나오면서 떼어놓고 나온

그의 아내가 두 살박이 딸과 함께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우리 중 누가 기다리지 않는가

물먹은 가슴에 넉넉히 값을 매겨줄 사람을

 

2006.4.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36 푸른 산 file 2008.09.14 1107 77
135 Sonnet for a Befallen Petal 2009.06.11 27622 74
134 일기예보 2010.06.06 1089 71
133 사소한 날의 노래 2010.06.06 1202 69
132 내 사랑의 비결은 2010.06.06 1334 67
131 창란젓 2008.09.14 1213 61
130 발리에서 2008.09.14 1027 60
129 불확정성의 법칙 / Indeterminacy Sonnet 2008.07.31 3141 59
128 자카르타에는 오리가 산다 2008.09.14 1146 57
127 행운목 2008.09.14 1137 57
126 체리 블라섬 2008.09.14 1218 56
125 서울의 공휴일 2010.06.06 1053 54
124 海猫や何を目指して向き直る file 2012.07.12 1247 48
123 熱帶花 2008.09.14 9357 48
122 새외근황(塞外近況) 25 / For Amelia 2008.09.14 108815 44
121 静岡は誰にも知られず虹の下 file 2012.07.12 1321 43
120 送辭 2011.04.26 1231 43
119   →feedback 2008.09.14 1039 43
» 손해사정인 2008.09.14 1060 43
117 바람 부는 날의 노래 / Sonnet on a Windy Day 2008.09.14 8525 4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