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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외근황(塞外近況) 23

posted Sep 0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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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외근황(塞外近況) 23


우체통 앞에 전조등을 켠 채 주차한 자동차 걸음을 멈추고 그 차의 식은 몸을 쓰다듬는다 이렇게 섰구나 지나온 것과 정해지지 않은 것의 사잇길에서 검게 젖은 차도를 내려보며 아스팔트의 높낮이가 환각의 그림자로 춤 추도록 나는 차마 가던 길을 못가고 눈감지 못한 기다림을 잠시 벗한다 그러나 그 또한 무망하지 않은가 나는 다시 보잘 것 없는 나의 행선지 무망동(無望洞)을 향해 걸어간다 이 밤은 저 혼자 눈감는 것들, 되감는 것들에게 얼마나 포근한 안식처인가

 

20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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