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데도 가지 않는 날의 노래
posted Aug 29, 2008
아무 데도 가지 않는 날의 노래
캐런 앤이라는 여가수가
아무 데도 가지 않아요, 속삭이는
노래를 반복하도록 틀어놓고
냉장고에서 남은 술을 가져와
두 잔 정도 마신다 그 다음엔
남아 있는 나를 마시는 순서랄까
마시다 내가 다시 남더라도
마개를 잘 닫아 차갑게 보관하면
송글송글 이쁜 물방울
몸에 맺힐 터이니 그 다음엔
나는 아무 데도 가지 않으면서
너에겐 아무 의미도 없는 이슬로
조금씩, 아주 조금씩 환생하는 것
그곳은 아무도 가보지 못한 곳
20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