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lcome Page
    • drawing
    • photos
    • cinema
    • essay
    • poems
    • music
    • toons
    • books
    • mail

봄날은 간다

posted May 21, 200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봄날은 간다


버지니아의 여름은 길다

입추가 지나도 풀벌레 울지 않는다

문득

유지태가 이영애를 원망하던 영화를 떠올린다


그는 잊혀질까봐 괴롭고

당초 잊혀질 의미조차 없었을까봐 괴롭다

그 두 가지는 별반 다르지 않으므로

그의 눈물은 편집증이다.


집에 돌아오면 계절이 바뀌고

매미들 일제히 운다


그는 잊으려고 애쓰고

잊을까봐 몸부림친다

그 두 가지의 차이는 크므로

그의 괴로움은 분열증이다.


긴 여름이 오고 간다 함은

보이지 않는 지구의 다른 편

내가 모르는 어느 영혼에는

봄날이 가고, 또 온다는 뜻이려니.


누군가는 누군가를 기억하고

누구든 

모두를 잊는다.


 

 

2005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6 조용한 날의 노래 2008.09.04 821 30
15 짧은 날의 노래 / A Short Day's Song 2008.09.09 771 36
14 차가운 날의 노래 2008.09.02 1042 26
13 차돌 2014.08.12 895 24
12 창란젓 2008.09.14 1213 61
11 철골처럼 가라앉은 2008.09.02 928 25
10 체리 블라섬 2008.09.14 1218 56
9 추운 날의 노래 2017.11.07 6699 3
8 푸른 산 file 2008.09.14 1107 77
7 하구(河口) 2013.02.11 1201 34
6 행운목 2008.09.14 1137 57
5 홍대 앞에서 2008.06.16 1167 33
4 후쿠시마, 3월 2011.04.22 1251 40
3 흐린 날의 노래 2008.08.06 1040 32
2 흰머리 멧새 2008.08.24 1077 25
1 戀詩 2008.04.22 3136 3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