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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외근황(塞外近況) 15

posted Aug 2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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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외근황(塞外近況) 15


책상에 깔아 둔 커다란 대한항공 달력

갓난 애 피부처럼 깨끗하던 일월달이

흘겨 쓴 글자며 숫자로 벌써 어지럽고

도시락 먹다가 흘린 자국도 쑥스럽다

시간은 왜 좀더 멋진 흔적을 못남기고

대한항공 달력만 부끄럽게 만드는가

시간의 달음박질은 아직도 가파른데

어느 대목쯤에 그의 멱살을 잡아채고

부끄러운 것은 돌아보는 것이다, 라고

산정에서처럼 큰 소리로 외칠 것인가

메아리처럼 돌아볼 것인가, 감상 없이

 

20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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