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lcome Page
    • drawing
    • photos
    • cinema
    • essay
    • poems
    • music
    • toons
    • books
    • mail

posted Jul 04, 200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종합병원 안과 접수에 수납하고 앉아

Angio를 안저촬영(眼底撮影)으로 부르는 건

可口可樂처럼 좋은 음역(音譯)이라고 생각하며

달래놓았던 기분이 의사가 반말을 하면서

심저(心底)로 가라앉았다

일종의 황반부 변성이지

시신경이 세종로 왕복 16차선처럼 모여드는 망막위

번화가의 세포들이 번성하지 못하고 변성 그러니까

새살 돋는 것과 반대인 세포들의 괴사

말이 되는가

여벌 없는 세포들이 제풀에 지치도록

살 만큼 산 놈한테 대뜸 반말을 한다는 것이

하여튼 그래서

왼쪽눈의 날씨는 늘 흐리다

세종로로 치면 반미시위 열리는 날처럼

고장난 마큘라(Macula) 위로는

윤곽도 명암도 통행량 정체

그러나 이상해라

오래전 지나간 일들의 상(像)은 더 잘 맺힌다

어두워야 잘 보이는 영화처럼

일요일 아침 새마을노래 들리면

조기청소에 빗자루 들고 나오던

국민학교 동창생 예쁜 눈코입이라든지

월담하다 들켜 동생들 앞에서 무안당한

헌인릉 담장 틈새의 패랭이 꽃

이십년전 여름날

나와 내 친구를 비진도 허리께에 내려주고

황망히 멀어지던 통통배의

어리숙한 뒤통수 같은

모르지

황반부건 남반부건

세포들이 제풀에 지칠 때쯤 되면

누구나 비슷하게 겪는 현상인지도

손아래를 보면 자꾸 반말이 튀어나와

멈칫거리게 되는 나이

가늘게 눈 떠보면

청명한 하늘아래 세종로



2005.11.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76 아무 데도 가지 않는 날의 노래 2008.08.29 1051 21
75 새외근황(塞外近況) 23 2008.09.09 1043 29
74 그는 2008.04.30 1043 20
73 차가운 날의 노래 2008.09.02 1042 26
72 기억하는 날의 노래 / Song of Remembrance 2008.08.12 1041 23
71 을유년(乙酉年) 겨울 저녁 2008.07.16 1041 21
70   →feedback 2008.07.31 1041 27
69 개인 날의 노래 / In a Clear Evening 2008.08.06 1040 23
68 흐린 날의 노래 2008.08.06 1040 32
67   →feedback 2008.09.14 1039 43
» 2008.07.04 1039 25
65 늦가을, 출근길 2008.06.24 1039 27
64 거절한 날의 노래 2008.09.09 1037 20
63 새외근황(塞外近況) 24 2008.09.09 1036 23
62 뜨거운 날의 노래 2008.08.24 1036 23
61 다시, 사막에 서서 2008.09.14 1035 37
60 새외근황(塞外近況) 19 2008.09.09 1035 22
59 새외근황(塞外近況) 15 2008.08.29 1035 23
58 새외근황(塞外近況) 14 2008.08.29 1035 24
57 새외근황(塞外近況) 10 2008.08.29 1035 2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