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lcome Page
    • drawing
    • photos
    • cinema
    • essay
    • poems
    • music
    • toons
    • books
    • mail

聖地에서

posted May 12, 200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성지(聖地)에서

- 우하(愚下)에게

 

조바심을 죄처럼 품고 살다가

오늘 드디어 요단강을 건넜다.

이승의 검문소에서 네시간

뙤약볕 받으며 서서

어릴 적 녹번동 우리 집 앞을 흐르던

실개천을 닮은 저 강물이

고달픈 모래바람 속에 파묻히면 어쩌나

걱정했다.

저승의 검문소에서 다시 두시간

 

쿠오바디스

옛 도성에서도 나는 主의 자취를 찾지 못하고

포장지로 싼 전설들이 좌판에 놓인 좁은 길을 걸었다.

걷다가

초록색 모자를 떼지어 눌러쓴 성지순례단

동포 아주머니들의 사진기 셔터도 눌러주고

목마른자가 되어

플라스틱 통에 든 생수를 마셨다.

문득

여권과 지갑과 영국에 두고 온 아들

오늘 밤 등짐 속에 다시 챙겨야 할 내 잘잘못들

 

 

 

1994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6 조용한 날의 노래 2008.09.04 821 30
15 짧은 날의 노래 / A Short Day's Song 2008.09.09 771 36
14 차가운 날의 노래 2008.09.02 1042 26
13 차돌 2014.08.12 895 24
12 창란젓 2008.09.14 1213 61
11 철골처럼 가라앉은 2008.09.02 928 25
10 체리 블라섬 2008.09.14 1218 56
9 추운 날의 노래 2017.11.07 6699 3
8 푸른 산 file 2008.09.14 1107 77
7 하구(河口) 2013.02.11 1201 34
6 행운목 2008.09.14 1137 57
5 홍대 앞에서 2008.06.16 1167 33
4 후쿠시마, 3월 2011.04.22 1251 40
3 흐린 날의 노래 2008.08.06 1040 32
2 흰머리 멧새 2008.08.24 1077 25
1 戀詩 2008.04.22 3136 3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