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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posted Apr 3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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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는 엑스트라였는데 어디였냐 하면

척 노리스가 기관단총을 들고 모퉁이를 돌때쯤

죽어간 십 수명중 가장 큰 반원을 그리던

가죽점퍼 차림이었지

감히 주인공에게 총을 들이밀다가는

당연스레 쓰러진 그의 주검을

라스트 씬 까지는 잊고 있다가

척 노리스 모양 극장문을 박차고 나오면서 문득

궁금해졌다, 4-5초간 마주친 그의 삶과

애도하지 않는 나의 삶이


그래서 얘긴데

그는 추위 잘타는 뉴욕 시민이었을 수도 있고

불효자식일수도 후례자식일수도 있겠지만

이태원에서 가죽잠바 사 걸치고

껄렁하게 싸움도 더러 하고

소주도 곧잘 사곤 하다가

외롭게 이민간 내 친구였을수도 있지 싶었을땐

뭐라 할 말이 없더군


누군들 단역으로 남고 싶겠나

그저 공허하게 반원을 그리며

스크린에서 사라지고 싶겠나

휘적휘적 돌아가는 길에서 얼핏

그를 본 듯도 하고 다시는

만나지 못할 듯도 하군 그래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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