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날의 노래
그 많던 철새들 벌써 간 곳이 없고
비둘기 한 마리가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던 서산 간월암 뒷마당에서
담뱃불 붙이다가 마주친 돌멩이 두 개
마주 웅크리고 햇볕 받다가
눈 마주치자 어색하게 어깻짓 하던
돌의 새김질 아, 되새김질 소리
갈 수 없는 곳에 마음 팔거나
기약 없는 것들을 기다리는 일 없이
환하게 햇볕 삭이며 편안하냐고
우리도 저마다 자신의 뒤통수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고소할 것인가
스스로를 저버리며 가는 길이
환히 보일 터인데
단순하게 살아요 풀이 되고 나무가 되고
허허로이 떠나보내는 갯벌, 언저리의
짭짜름한 새발자국이 되어요
20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