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년(乙酉年) 겨울 저녁
posted Jul 16, 2008
을유년(乙酉年) 겨울 저녁
먼 산 더 멀어지고
흰 노을 위로
무리 지어 나는 새들
슬픈 땅으로 가지 말기를
눈 멎어
더 막막한 들판
얼굴 묻고 기다리는 마침표
못 만나고 다리 엉키는 말(言)들
하기사, 지금껏 배운 것은
버리거나 버려지는 경주(競走)
먼저 금 밟는 사람이 지는
놀이
돌아보면 연습 없이
중년의 길이로 길어진 그림자
잊으라, 망각은 상흔(傷痕)을 덮어준다지
일회용 반창고처럼
아야. 아야.
바람 없이 눈꽃 몇 송이
지는 소리
20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