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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에서

posted Jun 1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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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에서


맥주 광고 속에서 걸어나온 아이들이

쉬운 사랑을 연습하고 있었다.

드러낸 어깨와 주저 없는 웃음으로


클럽 나잇 금요일

떠나지 못한 배들이 항구에서 안달하듯

친밀하게 어깨를 스치며 짝짓는 아이들


맥주를 파는 편의점 앞에 나는 빈 병처럼 서서

귀 기울여 보지만 광고에서처럼

그들의 생각은 들리지 않고

그들의 고민은 만져지지 않는다

이렇게 찾아오는가, 노안(老眼)은


어린 것이 지루하던 어린 시절에는

1970년대의 막역한 친구들과

은밀한 조어(造語)의 즐거움을 누렸었지

위로한다 돌아보면

우리는 최루(催淚)하며 어른이 되어갔다.


맥주는 밤비처럼 슬펐고

백양목은 꽃을 피우지 않았다

그 시절 홍대 앞은

상긴(sanguine) 같은

화구(畵具)를 구하러 찾아오는 곳이었다.


사회는 불확정적이고

사회과학은 초라하다

하이젠베르그의 전자(電子)들처럼

우리는

이유를 설명할 길 없이 궤도를 떠나고

도약은 고요하게 아프다. 언제나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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