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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posted Jul 2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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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이십년전에는 이대앞 번화가도

당신에게 그런 대로 어울리는

배경일 뿐이더니

이제 배경화면 속으로 녹아들어

윤곽선 사라진 아내여

늘 일인칭인 외로움 품고

내가 속으로 비집고 들어가

가난하게 만든 여자여

돌아누운 등 뒤로 차겁게

파도가 잔다 여전히 당신

웃음은 물빛이다

멀리 흘러온 것 같지만 실은 우리

출발 같은 것은 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바늘 돋히는 혀 자주 아파하며

가물가물 타는 화로불처럼

문 닫힌 집을 지키는 나의

닻이여

돛이여




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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