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골처럼 가라앉은
posted Sep 02, 2008
철골처럼 가라앉은
너와 나의 이별에서
섭섭함을 덜어 내면
너와 나는 사라지고
이별만 거기에 남아
계절이 몇 바퀴 돌아
다시 만난다고 해도
철골처럼 가라앉은
이별은 거기에 남아
되찾지 못할 날들을
수고로이 기다리리
사라져버린 이름을
쉰 목소리로 부르며
몇 해고 멈추지 않고
불어대는 바람처럼
비린 바닷바람처럼
거기에 그대로 남아
폐선(廢船)들의 휜 등뼈를
여윈 손으로 할퀴리
남은 것들이 서로를
함부로 탐하는 저 손
저 차갑고 기다란 손
200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