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날의 노래
posted Aug 12, 2008
낯선 날의 노래
오랜만에 귀국하면, 희한하지,
아는 길인데 찾아갈 수가 없어
무교동에서도 성래역에서도
예고 없이 마주치는
이 낯선 낯익음
혹은 낯익은 낯설음
도리 없다 어떤 인생은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만
맘 편히 잠들고
낯선 신호등 앞에 서면
무시하거나 도전하고 싶은
이상한 갈증을 겪는다
서울에서 화초들은 거의 늘
목마르고 와이셔츠 깃은 금새
검어진다 그건 아마
먼지 때문일 거라는 식의 낙관은
미덕이겠지 그러나
물잔에 물이 반
남았다고 말하는 사람 치고
잔을 채우려 드는 걸
본 적 있는가, 너는?
20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