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외근황(塞外近況) 18
자판을 두드리는 손과 함께 춤추는 그림자 고개 들어 보니 해맑은 하늘, 그 볕을 토막내는 보안 쇠창살, 스스로를 지키려고 세운 것들에 갇히고 스스로 가둔 것들을 습관처럼 잃어 왔도다 쇠창살에 베어져 책상 위에 널부러진 몇 조각 햇볕과 그 속에서 춤추는 그림자를 보면서 어릴 때 사다 길렀던 기계병아리들을 떠올린다 풀어놓으면 자꾸 그림자처럼 따라다니지만 애당초 장닭이 되도록 오래 기를 수는 없었을, 그래서 이제는 슬픈 소리로 따라다니는
200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