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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posted May 0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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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다


고향의 바다에는 눈이 오는 법이 없었습니다

청년들은 젊은 몸 망가뜨려 배에 태우고

날개 넓은 새의 서투른 착륙을 꿈꾸었습니다

돌연한 바람의 부름에도 아픈 傳言이 각혈처럼 묻어있고

한겨울에도 그들은 어김없이 熱海에서 돌아와

식지 않는 비로 고향의 바다에 뿌려졌습니다 그러나

청년이 거반 다 되어서도 나는 몰랐습니다

나의 관절 어디쯤을 접어 종이배처럼 떠가야 하는지

떠나야 하는지, 어머니같은 바다에 발목까지 심기워져

갈대로 돋아나는 손떨림

키우고만 있었습니다. 낮이 가고 밤이 오면

아름다운 나와 더러운 내가 자리바꿈 했습니다

객지의 사람들이 침 뱉고 간 고향의 바다위로

비가 되고 다시 바다가 되는

청년들의 망가지지 않는 꿈, 상처

핥으며 있었습니다.  깨어진 병조각 모여드는

고향의 바다

비오는 날에는 먼저 떠난 자들의 용감한 수동태가

고향사람들의 주검 위에 가만히 스며듭니다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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