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날의 노래
사소한 것들이 사소하게 보일 때까지
멀리 가자 경부선 열차에 몸을 싣고
수원 대전 지나, 이정표 없는 더 먼 곳으로
와르르 허공 속을 맴도는 궤도 위로
낯선 도시를 터덜터덜 걸으며
무연히 바라보자
빛바랜 사진처럼 노련한 풍경
이유 없이 끼니를 걸러 성난 호수
앞날처럼 알 수 없는, 저 검은 물
남겨진 시간은 언제나 부족한 법
꽃잎 흐드러지던 벚나무 잎새가 무성히 짙어질 때쯤
온 몸에 불 밝힌 벌레들이 풀섶에서 울 때쯤
우리 사소함의 곁으로 되돌아오자
<2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