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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외근황(塞外近況) 5

posted Aug 0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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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외근황(塞外近況) 5

- 연하장에 대신하여


여기 다시

한 해가 진다 듣자 하니

너도 아쉽기보다는 반가우리라

따뜻한 입김 한 모금 못 남기고

손금처럼 왔던 길을 따라 뒤돌아 선

다사다난의 저 못난 뒤통수가

실은

근사한 우표가 붙은 연하장을

부치고 싶었다

시간에 다 녹지 못한 앙금들이

마음 밑바닥에 숙제처럼 남더라도

여전히 모든 무도(無道)함을

무던함으로 넘겨야 하더라도

와중에 한 걸음 더 깊이

유혹의 시절 속으로 내딛더라도

꼭 우표가

아니더라도

무언가가 단단히 붙은 연하장을

네게 부치고 싶었다

그러나

기특한 일을 꾸미기에는 아마도

지나치게 무던해진 것이리라

이 무도한 무던함의 와중에

너의 격려와 위로 없이

어떻게 겨울을 났으랴

고마움에 겨워 하마터면

희망과 용기로 새해를 맞자

라고 말하고 싶다

 

 

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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