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이 동해안으로 흘러들어가는 입구에 자리잡고 있어서
그렇게 이름붙여진 마을 '강구'.
대학 시절 동해안을 따라 여행하다 들러본 강구는
거기 머물러 살아도 좋을 것만 같은 매력있는 마을이었습니다.
오랜 동안 강구는 제 마음 속에 그렇게 자리잡고 있었는데
최근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강구에 가 보고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얘기하면
왜 거기 가봤다는 사람들이 이상한 표정을 짓곤 하는지를.
최근 다시 들러본 강구는
도회지의 미식가들을 유혹하는 거대한 식당가일 뿐이었습니다.
도회지의 소비자들은 멋진 음식을 값싸게 먹고싶었을 뿐이고
강구 주민들은 열심히 살았던 것 뿐이겠습니다만...
십수년만에 강구가 운치 있던 바닷가 마을에서
북적대는 먹자 골목으로 바뀌어버린 것을 목격한 심정은 안타까왔습니다.
저도 영덕대게를 먹고 오긴 했지만
거기까지 굳이 갔던 이유는 게를 값싸게 먹고싶어서만은 아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