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 음반이 제일 좋다. 많이 들어서 그런 건지. 그 음반 피아노도 참 좋지 않냐? 듣고 있으면 4년 뒤에 죽어버렸다는 게 꽤 뜬금없게 느껴져. 특별히 누구 음악이 듣고 싶다가 아니라 막연히 재즈가 듣고 싶다,란 기분이 들면 (술 한잔 하고 택시타고 집에 오다가 라디오에서 잠깐 재즈 비슷한 음악이 나온다던가 할 때) 스탄겟츠나 빌에반스로 손이 가게 된다. 왜 그렇게들 약을 했을까. 약을 안했다면 좋은 음악 꾸준히들 만들었을지 그저 그런 음악들만 했을지 모르겠지만 스탄겟츠나 쳇베이커 듣다 보면 인생이란 게 꽤 무상하단 기분이 들어. 스탄겟츠 보사노바 중엔 더 베스트 옵 투 월즈 (1975) 란 거 제일 자주 듣는데 별점 같은 거 높이 받은 적도 없는 거 같고 뭔가 날림 같지만 좋아한다. 보컬이 질베르토 두번째 아내인데 아스트뤼드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자주 놀러오는 엄마 후배 같은 느낌이고 덜 예쁘다. 그냥 기분이겠지만 그래서 그런 건지 나이 때문인지 이전 앨범보다 욕심이나 정념(?) 같은 게 덜한 거 같아서 듣다 보면 마음이 편해져.
-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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