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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이다

posted Sep 1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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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냐. 서울은 벌써 스타벅스 같은 데 가도 점심 전에는 냉방을 안해줄만큼 날씨가 되었다. 덱스터 고든이 23년생이고 콜트레인이 26년생인 건 알고 있었지만 난 왜 덱스터 고든이 열살은 많을 거라고 생각하며 살았을까. 아마도 자켓 사진의 인상때문인 거 같은데 고든이 나이먹고 찍은 사진이 많기도 했지만 콜트레인이 좀 뭔가 대체로 NBA 선수같은 느낌이라 그런 거 같다.

모던재즈란 게 잘 나갈 때 얼마나 잘 나갔는지 제대로 모르니 얼마나 상실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음악같은 거 하는 사람들 보면 전성기가 너무 짧아서 안쓰럽긴 하다. 일찍 죽어버리지 않으면 예외 없이 말년이 서글퍼 보인다. 마일즈데이비스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해야 좀 오래 가던데 그렇다고 별로 편해 보이지도 않고 더구나 그리 장수한 것도 아니고. 덱스터 고든 정도면 그래도 괜찮은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런데 뭐 알 길이 없음. 6,70년대에 록음악 하던 사람들은 돈은 좀 챙겼겠지만 그래도 느낌이 대충 비슷하고.

음악이나 조류의 상실이나 흔적이라기보다 그냥 그 사람이 늙은 게 서러운 건 거 같다. 어릴 때 어디 술먹으러 갔다가 옆 테이블에 옛날이 좋았다며 취해서 일본 군가 부르던 할아버지들을 본 적이 있는데 대화 내용이 거의 여명의 눈동자더만. 중국군이 어쩌고 일본에 밀항을 했는데 어쩌고, 그런 데도 결론은 젊었을 때가 좋았다. 그런데 또 주변에 보면 50대가 되니 애들도 다 크고 부모님도 돌아가시고 눈치 볼 사람도 적어져서 정말 살만하고 좋다는 선배도 있고. 리치블랙모어나 폴스탠리같은 사람들이 어디서 한잔하면서 나이 먹으니 매니저 눈치도 안 봐도 되고 주머니에 돈도 있고 참 좋다고 그러고 있을 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웃김. 아무튼 미안한 이야기지만 락이나 재즈 같은 거 하면 좀 일찍 죽는 게 어울리는 거 같긴하다. 마약같은 거까진 안하더라도. 사는 것의 타이밍이란 참 어려운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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