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들에게

고교를 졸업한 너희를 품에서 떠나보낸 것이 엇그제 같은데 어느새 너희는 국방의 의무도 멋지게 수행한 성인이 되었구나. 불확실한 장래가 앞에 놓여 있으므로, 젊은 시절은 누구에게나 가능성의 시기이기도 하지만 불안한 시기이기도 하단다.

해외에 떨어져 지내며, 예전보다 높아진 취업의 문턱 앞에 서게 될 너희를 생각하다가 문득 당부하고 싶은 말이 떠올라 몇 자 적는다. 아빠는 너희가 절대로 지지 않고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되기를 빈다. 아빠도 매일 그렇게 노력하며 지내고 있어. 단, 우리가 이겨야 하는 경쟁상대는 이 넓은 세상에서 딱 한 사람, 자기 자신 뿐이란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제의 나' 보다는 나은 내가 되자꾸나. 어제까지 못하던 것을 할줄 알고, 어제 몰랐던 것을 알고, 어제 못 참은 것을 참을 수 있고, 어제 못 베푼 것을 베푸는 사람이 되자꾸나 우리.

아침에 거울에 비쳐보이는 사람이 어제 봤던 그 사람보다 조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부끄러운 실수는 반복하지 말도록 애쓰며 살자꾸나. 거울 속 그 사람 외에는 그 어떤 사람과도 경쟁할 필요는 없단다. 옆 줄에 앉은 사람, 옆집에 사는 사람을 앞지른다 한들, 부러운 친구의 행운을 가로챈다 한들, 70억명에 육박하는 인간들 중에서 우리 성적이 달라질 것도 없을 거야. 

우리의 하루는 남과 비교하며 에너지를 낭비하기에도, 어제나 똑같은 상태로 지내며 허비하기에도 너무 아깝잖니. 단지 시간이 아깝다는 뜻만이 아니야. 자신과 경쟁하는 사람만 자존감과 겸손 두 가지를 한꺼번에 가질 수 있단다.

쉽지 않은 싸움이지만
건투를 빈다.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