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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posted Aug 0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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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이 북상을 해 버린 후 찌는 듯한 더위와 열대야가
휴가를 간절히 바라게끔 만들어주고 있어야 마땅한 즈음이다.
그런데 비를 뿌려대던 장마전선은 아직 한반도 남쪽에 걸쳐 있고,
오오츠크해의 공기가 때이르게 한반도를 뒤덮어
서울은 가을 운동회를 연상시키는 청명한 하늘과  건조한 공기를 가득 품고 있다.

가을 날씨라기에는 너무 높은 기온과 낯설게 건조한 공기가 뒤섞인 채
서울 거리를 매우 이국적인 느낌으로 채우고 있는 셈이다.
수영장에 잠간 몸을 담갔다가 해먹이나 벤치에 누워
책이라도 한 권 읽고 있으면 부족함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날씨다.
골프광들은 골프 치기에 환상적인 날씨라고 할 것 같고,
젊은 애들이라면 야외 데이트에 안성맞춤이라고 좋아라들 하겠다.

좀아까 현관에 내려가 담배를 피우면서
보송보송해 보이는 구름을 올려다보다가
문득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출간하고, 홈페이지에 차곡차곡 모으고 있는 나의 일상은
더없이 에피큐리언한 나의 지향점이다.
그런데, 다른 한 편으로는
공익에 봉사하겠다는 나의 스토익한 결의도 허상이라고 부를 만한 건 아니다.
이게 도대체 뭔가?
에피큐리언 스토이시즘?

검은 데 대 보면 희게 보이고, 흰 곳에 대 보면 검어 보이는 회색같은 건가?
내겐 그 두 쪽 중 어느 것도 회색 같은 어정쩡함은 아니거늘
세상살이의의 모순은 참으로 가없다. 철이른 마른 하늘마냥.


사족.
최고의 에피큐리언이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보람있게 쓴 하루의 마지막에 기분 좋은 잠이 찾아오듯이,
보람있게 쓴 일생의 끝에는 기분 좋은 죽음이 찾아온다."
흠...
그의 신조가 그랬으리라고 짐작은 했지만, 그도 이렇게 직접적으로
"아무것도 아지 말지는 말아야 한다"는 말을 했었다는 건 모르고 있었다.

시오노 나나미 왈, "스토아주의자란 공동체나 국가 운영에 몸을 바친 삶을
산 사람들이고, 그 반대로 에피큐리언 학파는 개인 생활의 충실에
중점을 둔 삶을 산 사람들이다....
개인주의자 에피큐리언은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할 입장에
있지 않은 사람이 불확실한 시대를 보람 있게 살아가기 위해 선택한
삶의 한 형태였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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