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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투병기

posted Jun 1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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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인도네시아에서의 생활을 접을 때가 되었나보다. 풍토병 앞에 나약해진 몸이 자꾸만 신호를 보낸다. 5월초, 설사와 구토, 발열이 있어서 병원에 찾아갔다가 아메바증(Entamoebasis) 진단을 받았다. 인도네시아가 생물다양성의 보고라고 말할 때, 머릿속에는 주로 코모도 도마뱀이나 수마트라 코뿔소, 자바 호랑이 등의 다양한 동물들만 떠올랐었는데, 진단을 받고 생각해 보니 이곳은 아메바나 곰팡이균 같은 원생동물 유전자군의 거대한 풀(pool)이기도 했던 것이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아메바증에 대해서는 이런 설명이 나온다. 전형적인 수인성 전염병의 하나이며, 물 또는 음식에 의해서 매개되는 4핵성 포낭을 먹어서 감염된다. 아메바증은 전세계적으로 최다 감염자가 발생하는 기생충 질환에 해당한다. Entameoba hystolica라는 원생동물은 인체에서 맹장부위에 기생하며, 상행결장, 직장과 S형 결장에도 기생한다. 세포가 파괴되고 간질층이 분해되면 장점막의 안쪽으로 바닥이 넓게 조직이 파괴되고 그 안에 파괴된 조직과 염증세포가 고이는 플라스크형 궤양을 만든다. 일부의 아메바가 혈액으로 이행하는데 성공하면 문맥을 통하여 간으로 들어간다. 간으로 옮겨간 아메바는 역시 간세포를 파괴하여 대개는 우엽에 커다란 농양을 형성한다. 충체가 다른 기관으로 이행하여 장외 아메바증을 만드는데, 가장 흔한 일차적인 부위가 간이며, 복막, 폐, 뇌, 피부 등에도 병변을 형성하기도 한다. 대장의 병소에서 간이나 뇌로는 혈행성으로 전파되고, 폐나 피부로는 간농양 부위에서 직접적인 이행으로 전파된다. 간농양의 경우 우상복부 또는 어깨의 둔통이 있고, 간염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냥 배탈이려니 하고 놔뒀다가는 간이나 뇌의 혈전 또는 농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여서 소름이 끼쳤다. metronidazole이라는 약을 처방받았는데, 문제는 이 약의 효과가 질병 못지않게 괴롭다는 점이었다. 구토감은 더 증가했고, 기운을 차릴 수가 없었다. 겨우 치료가 되는가 싶었더니 며칠 후 배탈이 재발했다. 다시 병원에 찾아갔더니 이번엔 온식구가 장내 곰팡이균(intestinal fungi)에 감염되었다고 한다. 다시 다른 약을 먹었다.


    이만하면 액땜은 다 한 줄 알았는데 웬걸. 6월초에 고열로 다시 앓아 누웠다. 편도선염을 동반한 몸살인줄 알았는데 열이 떨어지지 않았다.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해 보니 말로만 듣던 뎅기열이란다. 위인전에서 탐험가들의 생명을 앗아가던 이름으로만 듣던 질병에 덜컥 걸린 것이었다. 생전 이렇게 아파 보기는 또 처음이었다.


    아시아, 남태평양 지역,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지방에 걸쳐 널리 발생하는 뎅기 출혈열은 낮에 흡혈하는 모기(A. aegypti)에 물려 감염되며, 동남아시아와 서아프리카에서는 원숭이-모기의 관계에 의해 감염의 순환고리가 유지된다고 한다. 대개 잠복기는 5∼7일간으로, 인간에서 인간으로 감염은 없다. 한 번 감염된 뎅그 바이러스형에 대해서는 평생 면역이 생기지만, 세 종류의 다른 뎅그 바이러스형에 대해서는 방어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 발열은 3∼5일간 계속되고, 심한 두통, 근육통, 관절통과 안면통이나 식욕 부진이 생기며, 초기에 때로 전신에 홍반이 나타난다. 해열기에는 전신에 반점상구진이 나타나 1∼5일간 계속된다. 백혈구와 혈소판의 수치가 급격히 낮아지므로 출혈에 주의해야 한다.


    믿거나 말거나, 뎅기열에 대한 대책은 모기에게 물리지 않는 것 뿐이다. 백신은 없으며, 특별한 치료법도 없다. 일주일을 꼬박 앓고 났더니 열이 내려가면서 온 몸이 가려웠다. 기력을 회복하려면 2주쯤 더 걸린다고 한다. 뭔가를 원망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아이들이 이런 병에 안 걸리고 내가 대신 걸린 것이 그나마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이만하면 열대지방에서의 2년간의 생활에 필요한 수업료는 대체로 다 지불한 셈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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