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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죠지(吉祥寺) ‘전설의 닭튀김 유카리(伝説の鳥唐揚げ-縁)’

posted Oct 0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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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점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간단하다. 줄이 길게 늘어선 곳이면 틀림없다고 보면 된다. 한가한 식당보다는 붐비는 식당 쪽이 맛있다는 정도는 언제 어디서나 통하는 지혜이겠지만, 일본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일본인들이 맛있는 음식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과, 그들이 오래 줄을 서는 일을 별로 싫어하지 않는다는 점이 어우러져, 일본에서 ‘식당 앞의 줄 길이’는 맛의 정확한 척도가 된다.

동경 서쪽의 무사시노시(武蔵野市)에는 키치죠치(吉祥寺)라는 동네가 있다. 동경 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주택가 중 하나다. 동경 도심처럼 비싸지는 않으면서도 멋쟁이 가게들이 많이 포함된 상권이 형성되어 있고, 주변에는 유서 깊은 이노카시라 공원(井の頭公園)도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간혹 필요한 물건을 사러 가는 곳인데, 어느 날 길을 가다가 길게 늘어선 줄을 만났다. 나는 의당 해야 할 일을 했다.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줄 끝에 서고 나서 찬찬히 살펴 보니 닭튀김을 파는 가게였다. 간이 매대 처럼 창문 밖에 서서 주문을 하고, 안에서 튀겨 주는 닭을 봉투에 받아 가는 곳이었다. 점포 안의 좌석도 없었다. 그렇게 알게 된 곳이 ‘전설의 닭튀김 유카리(伝説の鳥唐揚げ-縁)’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진 체인점이다. 그날 이 닭튀김을 처음 먹어본 우리 가족들 모두가 깜짝 놀랄 만큼 맛이 있었다. 우리 큰 아이의 주장에 따르면, 이러니 일본에서 KFC의 매상은 높을 턱이 없다는 것이었다.

일식 요리에서 튀김은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튀김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전설의... 유카리’에서 판매하는 것은 ‘토리 카라아게’에 해당한다. 카라아게란, 「空揚げ」라고도 쓰고 「唐揚げ」라고도 쓰는데, 일본신문협회의 방침은 「空揚げ」로 통일한다는 것이지만 막상 식당에 가 보면 「唐揚げ」라고 쓰는 곳이 더 많다. 아마도 튀김옷을 입히지 않고 밑간을 한 녹말을 얇게 묻혀 기름에 튀기는 것이라서 ‘카라(空)’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쇼와 초기(20년대말)에 일반화된 요리방식이었다고 한다. 카라아게의 재료로는 닭이 가장 자주 사용되지만, 어패류나 채소류 카라아게도 있다.

말이 나온 김에, 카라아게 말고도 다양한 일본의 각종 튀김 방식을 한 번 짚어 보자. 우선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덴푸라(天麩羅)인데, 이것은 튀김 옷을 사용한다 해서 일명 ‘코로모아게(衣揚げ)’라고도 부른다. 달걀을 넣거나 그냥 물에 밀가루만 섞은 튀김옷에 각종 재료를 버무려서 튀기는 요리다. 튀김옷에 수분 함유량이 많아 재료가 타지 않고 재료의 맛이 잘 보존되는 장점이 있는 요리다.

‘스아게(素揚げ)’, 또는 ‘모노아게(もの揚げ)’라는 것도 있다. 재료에 아무 옷도 입히지 않고 그냥 튀켜서 바삭하게 만든 요리를 이렇게 부른다. 이렇게 요리하는 재료로는 바다장어나 학꽁치의 뼈가 있고, 그밖에도 연근, 감자, 호박, 새우, 게 등의 재료를 사용한다. 소금을 뿌려서 먹으면 맥주 안주로 그만이다.

물론 서양식 커틀렛 요리를 응용해서 만드는 ‘카츠(カツ)’도 있다. 빵가루 따위를 입혀서 만드는 것이 특징인 카츠는 메이지 시대 이후에 도입되어, 돈카츠는 아예 일본을 대표하는 요리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그 외에도 계란 흰자만을 사용한 ‘하쿠센아게(白扇揚げ)’, 노른자만 사용하는 ‘기미아게(黄味揚げ)’따위가 있다. 기름에 넣어 튀긴다고 다 같은 튀김이 아닌 것이다.

우리 식구는 토요일의 출출한 오후에는 ‘전설의 닭튀김 유카리’를 종종 즐긴다. 그 먹음직한 냄새를 꾹 참으면서 차를 몰고 사가지고 와서 식초에 절인 무우를 곁들여 밥과 함께 먹어도 좋고, 맥주와 마셔도 좋다. 종류도 여러가지인데, 유카리의 메뉴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쥬시모모마루(ジューシーもも丸)는 뼈가 없는 닭의 다리부위 고기를 둥글게 만들어, 이름처럼 ‘쥬시’하게 튀긴 것이다. 나는 닭의 다리고기가 다른 부위와 확연히 다른 맛이라는 사실을 이것을 먹어보고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카릿토모모(カリッともも)라는 메뉴 역시 뼈가 없는 다리살을 사용하는데, 껍질이 딱딱해지도록 튀겨낸 것이다.

테바사키(手羽先)라는 것은 닭의 가슴에서 날개까지의 고기를 말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것이 유카리의 맛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메뉴가 아닐까 한다. 우리 아이들은 이것을 가장 좋아한다.

카와센베(皮せんべい)는 닭의 껍질만을 과자처럼 튀긴 것이다. 모든 동물의 껍질은 독특한 풍미를 가지는데, 돼지 껍데기, 닭껍질, 생선 껍질 모두 다 바삭하게 굽거나 튀기면 맛이 좋다. 콜레스테롤이 높아서 건강에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하는데, 건강에 안 좋은 음식일수록 맛이 있다는 것은 우리 인생의 크나큰 아이러니일 터이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메뉴다. 아이러니에 마음이 끌려서가 아니라 단순히 맛이 좋아서다.

히덴닌니쿠(秘伝ニンニク)는 ‘비전’이라는 애교 있는 뽐냄이 밉지 않을 정도로 색다른 마늘 맛 간장 소스에 적신 튀김이다. 키쿠다레(極ダレ)라는 것은 참깨와 마늘을 사용해 기름지게 튀겨낸 뼈 없는 닭고기고, 피리카라치리(ピリからチリ)는 뼈 없는 가슴살을 튀겨 맵싹한 양념을 입힌 것이다. 셋 다 나쁘지는 않은데, 양념을 하지 않은 다른 메뉴가 워낙 맛이 있어서 우리는 양념튀김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난코츠(なんこつ)는 닭의 무릎뼈 연골을 튀겨낸 것으로 씹는 묘미가 있지만 이것도 그다지 우리 취향은 아니다.      
  
쓰다 보니 또 맥주 한 잔 생각이 난다. 우리가 자주 가는 집의 주소는 도쿄도 무사시노시 키치죠지 미나미쵸 1-5-4(東京都武蔵野市吉祥寺南町1-5-4)이고, 연중무휴로 11:00부터 23:00까지 영업을 한다. 그런데 ‘전설의 닭튀김 유카리’는 아사쿠사 총본점(台東区浅草1-24-7)을 포함해서 동경 시내에만도 19개 지점을 가지고 있으니, 찾아보실 분들은 홈페이지(http://karaageyukari.jp/)를 참조하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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