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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유자와(奥湯沢) 카이가케 온천관(貝掛温泉舘)

posted Mar 2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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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모시고 우리 식구가 하룻밤 머문 곳은 무려 7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온천 여관이었다. 고속도로변의 유자와에서 산길로 살짝 더 들어가면 카이가케 온천관(貝掛温泉舘)이라는 여관히 있다. 온통 눈밭이고, 여관의 처마 밑으로는 커다란 고드름이 매달려 있었다. 그곳에서 눈을 맞으며 각종 눈병에 유난히 효능이 좋다는 야외온천을 즐기는 즐거움은 각별했다. 온천을 소개하려는 건 아니지만, 숙박비에 포함되어 있는 이 여관의 저녁과 아침 식사가 훌륭했기 때문에 몇 자 적고 넘어갈까 한다.

저녁식사 때는 종이 그릇 아래 불을 피워 익히는 개인별 해산물 전골이 특히 맛있었고, 이로리 장작불에 구운 곤들메기도 좋았다. 아침식사 때는 노도구로(喉黒)라는 생선의 새끼를 구운 것이 나왔다. 어머니께서는 “아이고, 엄마 따라 가는 새끼를 잡아다가 상에 올리냐”며 안쓰러워 하셨지만, 자그마한 몸집에도 불구하고 기름진 맛이 일품이었다. 노도구로는 우리 말로는 ‘눈볼대’가 정식 명칭이지만 재래시장에서는 ‘아카무츠’ 또는 ‘긴타로’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진, 기름기가 많은 빨간 생선이다. 생전에 아버지께서 즐겨 드시던 생선이라, 나는 이 녀석을 보면 거의 자동적으로 아버지 얼굴이 떠오른다.

다 좋았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카이가케 온천의 쌀밥이었다. 우오노마산 코시히카리로 지은 쌀밥은 반찬 없이 먹어도 꿀맛이었다. 우리는 이튿날 온천을 떠나 도쿄로 돌아오면서 온천 식당에서 주먹밥을 주문해서 가지고 오다가 차 안에서 그걸로 점심을 해결했다. 주먹밥 하나가 정말 어른 주먹만 했고, 그 속에는 절인 매실 작은 것이 하나 들었을 뿐이었지만 다른 반찬은 필요 없을 만큼 맛이 좋았다. 식어도 그처럼 맛있는 쌀밥은 평생토록 쌀밥을 주식으로 삼아온 나에게도 놀라운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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