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lcome Page
    • drawing
    • photos
    • cinema
    • essay
    • poems
    • music
    • toons
    • books
    • mail

  →후기

posted May 06, 20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2010년 여름부터 일본에 근무하게 되었다. 동네 식품점에 갔다가 즐비하게 늘어선 성게알젓을 보면서 내가 얼마나 흐뭇했을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일본에서 성게알은 초밥의 재료나 젓갈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덮밥과 케익을 포함한 온갖 음식에 응용된다. 일본의 프랑스 식당에 가면 코스 중에 성게알을 사용하는 요리가 거의 언제나 포함되어 있을 정도다. 일어로는 성게알을 우니(うに)라고 부르는데, 날것을 가리킬 때는 海胆 또는 海栗로 표기하지만, 젓갈처럼 가공음식이 되면 雲丹이라고 쓴다.

편의상 성게알이라고 부르고는 있지만 실상 우리가 먹는 것은 성게의 정소(精巢) 또는 난소(卵巢)다. 난소보다는 정소의 색과 맛이 더 진하다고 알려져 있어서 고급 스시집에서는 정소로만 요리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성게알젓도 일본에서는 보통 수퍼마켓에 거의 언제나 여러 종류가 구비되어 있다. 성게알젓의 발상지는 혼슈 서남단의 시모노세키라고 알려져 있다. 오늘날에도 성게알젓의 40%는 시모노세키가 있는 야마구치현(山口県)에서 생산된다. 일본에서는 젓갈을 ‘시오카라(塩辛)’라고 부르는데, 오징어를 성게알과 함께 담근 것도 흔히 구할 수 있다. ‘카라’라는 글자가 있기는 하지만 일본의 젓갈에 매운 맛은 없다.

일본에서 짠 밑반찬만을 자주 접해서일까? 여기 와서 사는 동안 ‘뜬금없이’ 그리워지는 음식은 따로 있었다. 이번에는 가장 절실하게 그리운 것이 어리굴젓이었다. 도쿄에 다니러 오신 어머니께서는 이번에는 어리굴젓을 큰 깡통으로 가져다 주셨고, 채 반도 먹기 전에 너무 곰삭아버린 어리굴젓을 나는 또 눈물을 머금고 버려야 했다. 지금 갖지 못한 것을 끊임없이 그리워하도록, 인간은 원래부터 설계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33 2001.2 - 2003.2. Oman (1) file 2006.06.15 2425 111
132 2007.7. Trans-Java Drive file 2007.08.27 2938 105
131 2007.12. Central Kalimantan file 2008.02.13 2265 96
130 니이가타현(新潟県)의 먹거리 file 2012.03.20 1129 91
129 츄오구(中央区) 긴자(銀座) 카이세키 식당 치소솟타쿠(馳走啐啄) file 2012.04.30 1637 80
128   →참고(자바섬 사진) file 2007.08.27 994 78
127 2006.10.4-8 Yogyakarta file 2006.10.25 1951 77
126 1994.5. Northern Wales file 2006.06.06 1157 72
125 테러리즘에 관하여 (2003.1.) 2006.05.23 1178 72
124 한국 공기 file 2006.09.14 1226 69
123 1993.11. Bath, Salisbury, Southampton file 2006.06.06 924 69
122 하코다테 아사이치(函館朝市) 덮밥골목 돈부리요코초(どんぶり横町) file 2012.06.06 1257 65
121 인도네시아 투병기 2008.06.16 1180 65
120   →1994.4. Andalucia y Costa del Sol (2) 2011.10.11 1077 65
119 주부생활 file 2006.09.14 1272 64
118 1995.5. Isle of Wight file 2006.06.07 1627 64
117 1994.3. Europe file 2006.06.06 950 64
116 일본 음식 이야기를 접으며 2012.09.13 937 63
115   →홋카이도 오샤만베(長万部)의 에키벤(駅弁) 카니메시(カニ飯) file 2012.12.28 1223 63
114 2006.7. Cross-continent Drive file 2006.07.17 1455 6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