依山築閣見平川 의산축각견평천
夜闌箕斗插屋椽 야란기두삽옥연
我來名之意適然 아래명지의적연
老松魁梧數百年 노송괴오수백년
斧斤所赦今參天 부근소사금참천
風鳴媧皇五十弦 풍명왜황오십현
洗耳不須菩薩泉 세이불수보살천
嘉二三子甚好賢 가이삼자심호연
力貧買酒醉此筵 역빈매주취차연
夜雨鳴廊到曉懸 야우명랑도효현
相看不歸臥僧氈 상간불귀와승전
泉枯石燥複潺湲 천고석조부잔원
山川光輝爲我姸 산천광휘위아연
野僧旱饑不能饘 야승한기불능전
曉見寒溪有炊烟 효견한계유취연
東坡道人已沈泉 동파도인이침천
張侯何時到眼前 장후하시도안전
釣台驚濤可晝眠 조대경도가주면
怡亭看篆蛟龍纏 이정간전교룡전
安得此身脫拘攣 안득차신탈구련
舟載諸友長周旋 주재제우장주선
산에 기댄 누각에 오르니 너른 들이 보이고
밤 되자 난간과 서까래 사이로 별들 끼어드는데
내가 지어준 송풍각이란 이름 뜻이 알맞네
키 크고 몸 탄탄한 몇 백 년 된 소나무
도끼 자귀 잘 피해서 하늘 높이 솟아있고
바람소리 여와씨의 큰 거문고 소리 같아
보살천 샘물로 귀 씻을 일 없겠네
아름다운 그대들 만난 것이 하도 좋아
없는 돈에 술을 사서 이곳에서 취해보네
밤비는 행랑을 울리며 새벽까지 이어지고
사람들은 가지 않고 스님 요 위에 누워있네
말랐던 샘물 다시 조용히 흐르기 시작하고
산과 강 날 보란 듯 빛 곱게 단장했네
시골 스님 날 가물어 죽도 못 먹고 배곯다가
이른 아침 냇가로 나와 밥을 짓는 모양이네
동파도인 어느새 세상을 떴고
장뢰는 언제나 다시 볼 수 있으려나
조대는 물결 쳐도 낮잠이라도 잘 만하고
이정의 바위에는 용과 전서 새겨져 있네
언제쯤 이 몸뚱이 벼슬에서 풀려나
빌린 배에 벗들 태우고 함께 놀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