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질 꽃도 기를 쓰고 핀다. 만개한 꽃으로 풍경을 바꿔놓는 벚나무 숲의 노골적인 삶의 의지는 너무 정직해서 섬뜩하다. 그 정직함은, 일년중 하루만 아녀자가 추파를 던지는 탑돌이 행사 처럼, 오히려 조용한 일상의 거짓됨을 뚜렷이 드러낸다. 속내를 감추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벚꽃의 저 고함소리를 동경하지 않을 도리가 없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