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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다.

posted Nov 2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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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그 부끄러운 걸 모르는 거 같아 보인다, 라는 이유 때문에 나는 개나 소나 다 보던 영화잡지도 한번 제대로 본 적 없었고, 중산층이 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요즘 애들은 그런 데 관심도 없고, 또 영화를 떠나서, 부끄러움이란 것 자체에 대해서 우리 어릴 때처럼 많이 생각하지 않고 살더라. 요즘 아이들이 한국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듣고 있으면 우리가 80년대에 팝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던 거랑 거의 비슷한 느낌이다. Touch by Touch보단 Take on Me 가 낫다는 정도 이상도 이하도 아닌 거 같다. 터치 바이 터치보다 테이크 온 미가 좋다는데 뭘 달리 할 말이 있겠어. 그냥 그런가보다 해야지. 예전에도 조용원이 좋냐 강수연이 좋냐로 주먹질 하던 놈들도 있기는 했다더라만은.


    난 한번도 영화가 예술이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너무 오래된 이야기라 (해묵은 이야기가 짜증나는 이유는 답이 없기 때문이겠지) 하나마나 한 소리겠지만, 어린애가 흙 바닥에 대못으로 죽 금 그어놓은 게 오히려 더 예술에 가깝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수요가 있다면 뭐라도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법이란 게 있으니 거기에 대해 걱정할 필요도 없겠지.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더 걱정스럽다. 말도 안되고 뻔뻔한 파렴치한 영화를 목에 힘주고 만드는 경우 말이다. 결국 난 영화를 하는 사람들도 회사원 회사 가듯이 꼬박꼬박 때 되면 하나씩 만들어주고 출연해주고 해야 그 중에 좋은 영화 몇개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보다. 직업적 기술은 의식을 앞선다고 생각해 왔다, 늘.


    영화와 사진은 다르겠지만, 100롤씩 찍어대는 놈이 있다면 두어롤로 승부하려는 놈이 당할 수 있겠냐. 그래서 임권택도 극동의 무적자도 그런 점이 좋다. 아무튼간에 한국영화에 뭔가 문제가 있다면, 수요자들이 원하는 게 되돌아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요즘 애들의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돌아다니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재미있고 즐겁다. 이런 요구사항이 영화제작자들한테 제대로 먹힌다면 더 재밌어 지지는 않아도 최소한 재미 없는 영화는 점점 없어지겠지. 미국영화 직배 때도, 문제는 직배 자체보다 프린트 벌수 였고, 지금 한국 영화도 프린트 벌수 좀 법으로 줄여 줘야 되는 거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난 스크린 쿼터도 있었으면 좋겠어.


    하여간 영화는 만드는 사람들 맘대로 만들라 그러고, 부끄러운 거 알건 모르건 싫은 놈은 피해 다녀야 할 노릇이고, 그런 거 이전에 장사나 공정하게 해야 볼만한 게 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요샌 술 먹을때도 영화이야기 안한다. 잘 안 보고 살아서. 근데 그 이유가 재미있는 영화가 없어서이기 때문이고, 그런 점에서 니 얘기랑 문제는 공유하고 있는 거 맞겠지?)


    오, 수정은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중의 하나이지만, 만일 홍상수 감독이 좀 더 부지런히, 1년에 하나씩 영화를 만들어 본다면 자신이 요즘 지루하게 굴고 있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을텐데.


-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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