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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Jan 1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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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이었는데 여자애와 거실에서 티브이를 보던 중이었다. 난 소파에 누워있었고 그녀는 마루바닥에 앉아 소파에 기댄 채 문자질을 하고 있었는데, 본의 아니게, 전혀 의도하지 않았었는데 핸드폰 비밀번호를 보게 되어 버렸다. 비밀번호를 알게 된 이후로 괴로움이 정말 크더라. 문자나 통화내역 같은 거 안 보려고 했지만 그게 잘 안되더라. 열어봐봤자 별 대단한 것도 없다. 하지만 “어 ㅋㅋ” 뭐 이런 수신문자 하나만 봐도 “어제 정말좋았지?” 뭐 이런 거의 대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혼자 열받았다 기분나빴다를 반복. 그래서 결국 비밀번호를 바꾸게 하고 싶어졌는데 그게 또 방법이 없더라구. 내가 사실은 니 비번을 아는데 좀 바꿔라 그럴 수도 없고, 내가 알고 있다는 걸 숨긴 채 비밀번호를 바꾸게 하려고 몹시 여러날 고민을 했는데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비번을 알게 되었을 때와 같은 상황을 만들어 ‘어 너 비번 ㅇㅇㅇㅇ지?’ 이렇게 하여 바꾸게 하려고 하였으나, 혹시라도 그 사이에 바꿔서 ㅇㅇㅇㅇ이 아닐까봐 그것도 포기. 결국 지가 알아서 바꿀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그 사이에도 가끔씩 훔쳐보는 걸 멈출 수가 없더라. 아무튼 문자를 다 보는 것도 아니고 가끔 한두개 보는 정도로도 관계는 끝장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지가 알아서 바꾸기 전에 헤어지게 되었음) 마음속을 알게 된다면 더 하겠지 뭐.

그건 그거고 멜깁슨이나 되니까 여자들 마음을 안다고 어떻게 해볼 수나 있지, 그게 안다 모른다의 문제가 아닌 거 같다. 날 그저그런 남자로 생각하고 있는 줄 알았었는데 사실은 벌레취급하고 있더라는 걸 알게 된 게 여자 꼬시는데 무슨 도움이 되겠냐. 멜깁슨이니까 코미디지, 스티브부세미(를 좋아하는 여자도 있긴 하더라만)가 여자들의 마음을 다 알게 되는 영화는 호러거나 엄청난 철학영화거나 그럴 거 같다. 그래서 김태희는 ‘남자들은 다 그런 거 아니냐’라고 할 것 같고 박지선은 ‘나는 전혀 모르겠더라’라고 할 것 같다. 잔인한 이야기지만 그런 게 잭니콜슨이 better man이 되고 싶어하는 데에서 우리가 감동을 느끼는 이유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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