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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body's All American(1988)

posted Jan 2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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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멜로드라마다 -

누군가가 어떤 이야기를 가리켜 ‘연속극 같다’고 말하면, 그건 진부하고 통속적이고 감상적이라는 뜻이다. 반갑지 않은 사실을 한 가지 알려드리자면.... 진부하고 통속적이고 감상적인 것. 그게 바로 우리 인생이다. 캘리포니아 태생 감독 테일러 헥포드는 최고의 멜로드라마가 최고의 드라마라는 점을 알고 있다. 1982년 <An Officer and a Gentleman>으로, 1984년 <Against All Odds>로 대박을 터뜨렸던 헥포드가 1988년 감독한 <Everybody's All-American>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데니스 퀘이드와 제시카 랭이 각각 생애 최고의(퀘이드의 경우는 확실히, 랭의 경우는 거의) 호연을 펼쳐보였던 영화였는데, 안타깝게도 대단한 흥행기록을 세우진 못했다. 국내에서는 <사랑과 정열>이라는 밋밋한 제목으로 출시되는 바람에 더더욱 주목받지 못했다. 이덕화가 광고하던 건강음료 카피같은 이 게으른 제목은 영화가 가진 빛나는 장점을 드러내긴커녕 더 감춰버렸다.

영화는 대략 25년의 기간 동안 세 남녀의 삶의 궤적을 그린다. 1956년, 개빈 그레이(데니스 퀘이드)는 루이지애너 대학 풋볼 팀의 최고 선수이다. 한번 달리면 어느 수비수도 그를 붙잡지 못하기 때문에 그의 별명은 회색 유령(그레이 고스트)이다. 그가 나타나면 모든 사람들이 “고스트!”를 연호한다. 뱁스 로저스(재시카 랭)는 루이지애너 미인대회 우승자인 “목련꽃 여왕”이고, 개빈의 애인이다. 둘은 뜨겁게 사랑한다. 그녀에게 전공이 뭐냐고 묻자 그녀는 대답한다. “오, 제 전공은 개빈과 저에요.” 그들 곁에는 개빈의 조카이자 친구(티모시 허튼)이 있다. 그는 언제나 ‘케익’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문약하고 소심한 케익이 동년배 삼촌의 애인인 뱁스를 바라보는 눈길은 언제나 말 못하는 연정으로 가득차 있다.

개빈과 뱁스는 지역주민들의 축복 속에서 결혼한다. 하지만 프로 풋볼 선수가 된 개빈의 삶은 결코 녹록치 않다. 가는 곳마다 여신처럼 받들어 지던 뱁스는 이제 그저 선수의 아내일 뿐이다. 개빈은 자신의 재산 관리를 친구 로렌스(존 굿먼)에게 맡겨두고 있었다. 로렌스는 대학시절 풋볼팀 단짝이었는데, 술집을 운영하면서 도박에 손을 대고 있었다. 결국 로렌스가 빚쟁이들로부터 살해당한다. 개빈도 전재산을 차압당하는 신세가 된다. 이제 개빈은 그토록 경멸하던 광고에 출연해야 하고, 온실 속의 꽃처럼 살아오던 뱁스는 생활전선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그들을 드문드문 방문하던 케이크에게, 뱁스는 처음으로 개빈과의 결혼생활에 대한 환멸을 고백한다. 그날 밤 케이크와 뱁스는 딱 한 번, 그들에게 허락된 선을 넘는다.

80년대 어느 날. 대학교수가 된 케익은 약혼녀와 함께 그레이 부부를 방문한다. 뱁스는 가사를 이끄는 유능한 부동산 중개인이다. 강인한 젊음을 자랑하던 개빈은 이제 나온 뱃살을 쓰다듬으며 주책맞게 대학시절의 시합을 끝도 없이 읊어대는 중년이다. 그는 아내가 업무상 만난 남자들과 외도할까봐 전전긍긍하는 처량한 신세다. 그를 위로하느라 잘못 말을 꺼낸 케익은, 자신이 뱁스를 연모해 왔다는 사실을 들키고 만다. 착찹한 심정의 세 사람은 졸업 25주년 동창회 행사에 간다. 영사기가 돌아간다. 화면 속에서 왕년의 고스트가 질주한다. 동창들은 다시 한번 고스트를 연호한다. 그런 그를 뱁스가 바라보며 눈물 흘린다. 그 눈물은 청춘시절처럼 동경 가득한 열애의 징표는 아니지만, 세월과 더불어 강인해진 사랑을 증명한다. 이들 스타 커플은 옛날처럼 입맞춘다. 씁쓸히 바라보던 케익은 마음이 놓인다는 듯, 미소짓는다.

회색 유령이라는 예전의 별명이 얄궂게 어울릴 정도로 시들어버린 왕년의 영웅. 세월이 흘러도 학창시절의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소심한 남자. 그리고 너무 늦게 철이 들어버린 여자. 이들의 삶을 엿보자면 서글프고 안쓰럽다. 이 사람들의 처지가 불쌍한 게 아니다. 세월의 잔인함 앞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이 서글픈 것이다. 그럼에도, 인생이란 역시 살아볼 만한 게 아니던가. 변치 않는 사랑이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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