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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

posted Mar 0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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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 스콜세즈가 만드는 깡패영화는 아일랜드계보다 역시 이탈리아계가 등장할 때 더 생동감이 있다. 아이리쉬 건달들 이야기는 어쩐지 그의 손길을 거치면 남의 얘기처럼 되더라. 아이리쉬 가톨릭과 이탈리안 가톨릭의 분위기가 다르듯이, 그의 내면을 이루고 있는 삶과 죽음에 관한 심성도 지역색과 완전히 무관한 것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나이가 되어서도 영화를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면 그것도 고역일 것이라는 점, 이제 상을 탔으니 좀 다른 길을 모색하면 좋겠다는 점은 백프로 공감이다. 같은 얘기도 너처럼 하면 이렇게 알아듣기가 쉽구만. 앞으로 네 표현을 빌려 쓰고 다니겠다.


    이번 시상식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엔니오 모리코네에게 상을 주었는데, 이 상도 아카데미의 밀린 숙제들 중 하나였었다. (이번 시상식은 8월말에 몰아쳐서 해치우는 방학숙제같은 것이었던 모양이다.) 이스트우드가 “모리코네의 작품들의 우수성은 그가 고수하는 지방색(regionality라고 했던가?)에 있다”고 지적한 것은 옳았다. 자기의 가장 중심부를 이루고 있는 것이 가장 멀리까지도 전해질 수 있는 것이겠지.

 

    스콜세즈의 음악을 그리워해본 적은 없었는데, 네 귀가 더 예민하니까 맞는 얘기겠지. 그가 롤링 스톤즈를 많이 좋아하나보다고 생각한 적은 있다만, 다음부턴 마음을 좀 쓰며 들어보겠다. 그렇긴 해도, 노만 주이슨이나 알란 파커에게 음악이 뜻하는 그 무엇에 비할 수 있을 정도라면 그건 엄청난 주장인데?


    리틀 미스 선샤인은 따뜻한 영화지만 장을 덜보고 만든 음식 같다는 점에도 동감한다. 이 영화에 대해서 좀 더 쓸 말이 생길라나 기다려 보던 참이었는데, 네가 한줄로 줄여놓아 준 걸 보고 나니 쓸만한 잡설들이 다 증발해 버렸다.


    조지 루카스도 헐리우드가 내놓고 자랑할 토박이 감독이기는 한데, 어언 30년간 수상권에 근접한 적이 없어서 아카데미의 부담은 적으리라고 본다. 이렇게 될 줄 미리 알았다면 아카데미는 American Graffiti로 그를 후보에 올리고 78년에 Star Wars로 얼른 줘버렸겠지 아마. 92년에 그에게 어빙 탈버그 상을 주면서 우주선 아틀란티스 호에서 시상을 중계하는 생쇼까지 했으니 일단 아카데미가 진 빚은 크게 없는 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후보작 진입권에 드는 작품을 두 개만 더 만든다면 수상은 거의 확실하다는 쪽에 돈을 걸겠다. 그런 식으로 안으로 굽는 팔은, 나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그다지 흉해 보이지 않더라. 문제는 그가 요즘은 감독이라기 보다는 제작자로 굳어져가고 있다는 데 있겠지만.

 

    아, 그리고 무간도는.... 요즘 애들도 자기들의 영웅본색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니겠나. 애들한테 20년 전 영화에 열광하라 그럴 순 없으니까, 좋은 일 해준 영화지. 난 그렇게 본다. 성냥 씹는 주윤발 보면서 외팔이 왕우의 비장미에 비하면 sissy하다고 투덜대는 삼촌들처럼 굴진 말자구, 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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