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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

posted Feb 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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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어려운 주제라 딱히 할말이 없긴 하지만 엣날에 무슨 패션잡지에서 우리나라 기자가 한 말인데 (지큐던가) 정확한 표현은 기억나지 않지만 멋을 부린다는 것은 자기가 생각하는 패션 아이콘을 흉내내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라고 했었는데 (그리고 패션 아이콘으로 예를 든 서너명 중 하나가 밐 재거) 그 말이 딱 맞는 말인 것 같다.

스타일리쉬하고 싶은 사람이 스타일리쉬하려고 애를 쓰는 것은 스타일리쉬해지고자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생각에 스타일리쉬한 어떤 사람(실재하지 않더라도)을 흉내내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키치적인 것도, 패셔너블한 것도 쉬크한 것도 다 마찬가지인 거 같다. 그래서 전적으로 동감이다.

밐재거를 흉내내는 것도 간단한 일은 아닌 것이 그에 대해 아는 만큼 (그게 많건 적건 맞건 틀리건) 각자 알아서 흉내 내는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 결과 밐재거의 여자에게 들이대는 성질, 밐재거가 가진 여자에게 먹히는 자질 (=앤하서웨이의 미모), 이런 거에 대한 흉내의 시도, 실적의 피드백 등등 끝도 없이 돌고 돌 것이고, 밐재거가 친구인 브라이언 페리의 동거녀 제리 홀을 꼬시려고 일부러 굳이 브라이언 페리의 동경 공연날을 골라 (확실한 알리바이) 밥먹자로 시작해서 차한잔하자, 빠에가서 술한잔만 하자, 집앞까지만 바래다 줄게, 엘리베이터만 같이 타고 올라갈게, 들어가서 잠깐 이야기만 하다 갈께 어쩌구 하면서 결국 같이 자고 오고, 제리 홀은 밐재거에게 넘어가게 되고, 브라이언 페리와는 다시 안 보는 사이가 되고, 이런 이야기를 듣고 대단하다..라고 생각하는 입장이 있을 것이고, 그렇게까지..싶은 입장이 있을 것이고, 브라이언 페리의 입장도 있을 것이지만 그런 것이 결국 밐재거를 흉내내는 것이 각자 알아서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되는 걸 것이다.

멋을 부리는데 있어, 날씨가 아직 춥지만 이제 곧 봄이 되니, 좀 화사한 기분을 내볼까? 하며 다소 화사한 스카프를 두르게 되는 것도, 봄이 오고 있으니 봄 기분을 내 스타일에 보태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사람이 실제로 있건 없건 간에 멋있는 사람은 봄이 되면 이렇게 하지 않을까? 그를 흉내내어 보자..라는 무의식적인 단계를 결코 거쳐가는 것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래 이야기에는 다 전적으로 동감이다.

멋을 부리고 싶은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자기가 제일 멋있었을 때를 흉내내려고 한다면 그건 훌륭한 일인 거 같다. 행복해지고자 하는 사람은 그래서 다른 사람의 행복을 흉내내려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장 행복했던 때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행복해지려면 지금을 그 때처럼 만들려고 노력해야 가장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

                                                                                                          -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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