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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과 대체역사소설

posted Jul 0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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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백과사전의 항목을 인용한 위키백과에 따르면, 역사소설(Historical novel)이란 역사 시대를 배경으로 실존했던 특정인이나 역사상 사건을 소재로 쓴 소설이라고 한다. 역사상 사건이나 배경을 기초로 거기에 상상으로써 만든 인물이나 타 사건이 추가될 수 있고, 작가의 역사관이나 세계관을 좇아 기존 역사상 사실이 변형되기도 한다. 새로운 역사 해석을 목표하거나 과거 파란만장한 역사를 재현시키려는 의도를 위시해 어떤 의미로든지 소재인 ‘역사성’을 중시하는 작품과 현대에 적합한 과제를 추구하는 방편으로서만 역사상 배경을 빌릴 뿐 역사 묘사 자체를 목적하지 않는 작품으로 대별 가능하다, 라고 설명되어 있다.

 

모든 소설은 시간적 맥락 속에 놓이므로, 어떤 작품이 역사소설에 해당하는지를 정의하는 일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 다만, 과거에 있었던 어떤 시대에 사람들이 살았던 모양새를 솜씨 좋게 재구성한 작품들은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다. 물론, 솜씨 좋게 재구성한 작품들에 한해서 그러하다. 역사적 실존인물이나 사건을 소재로 삼은 작품들도 재미있겠지만, 과거의 특정 ‘시대’를 묘사하는 데 정성을 들인 작품들도 읽는 재미가 크다.

 

최근 매일경제의 기자분이 선물해 주어 읽은 미야베 미유키(宮部みゆき, 1960~)의 <맏물 이야기>(북스피어, 김소현 역)는 에도시대 혼조 후카가와 일대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들을 통해 에도시대의 섬세한 풍속화 한 편을 그려냈다. 모시치라는 오캇피키(일종의 파출소장)를 주인공으로 삼아 시대상을 그린 솜씨가 훌륭해 소설은 마음 속에 오랜 잔상을 남긴다.

 

특정한 시대를 묘사하는 일에 관한 관심은, 대체역사에 관한 관심으로 쉽게 이어진다. 국내 대체역사소설의 선구자인 소설가 복거일 선생은 이렇게 설명한다. “역사는 문명의 지형을 따라 흐른다. 그러나 그것은 때로 우연한 사건이나 사소한 결정으로 방향을 튼다. 그렇게 미묘한 길목을 과학소설 작가들은 ‘역사의 분기점’이라 부른다. 분기점에서 나올 수도 있었지만 끝내 나오지 못한 역사는 대체역사(alternate history)라 불린다.” 그러니까 역사의 분기점이라는 건, 이를테면 TV 인생극장에서 이휘재가 “그래 결심했어”를 외치는 순간 같은 것이다. 복거일 선생의 작품 <비명을 찾아서>는 일본의 지배에서 해방되지 않은 한반도의 1987년 모습을 그렸다.

 

랜달 개릿의 다아시 경(Darcy 卿) 시리즈는 영국과 프랑스, 북아메리카의 일부를 통합한 가상의 거대 국가 영불 제국(Anglo-French Empire)을 무대로 수사관 다아시 경의 활약을 그렸다. 종교개혁이나 르네상스가 일어나지 않은 이 유럽 국가에서는 인과관계보다는 자연현상을 중시하는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자연관이 발전을 거듭하여 과학 대신 마법이 사용된다. 해리 터틀도브의 걸작 <비잔티움의 첩자들>은 이슬람의 개조開祖 무함마드가 동방정교회로 개종해 이슬람 자체가 생기지 않았다는 가정 아래 이야기를 전개한다.

 

잘 쓴 대체역사소설들은 인류의 역사 속에 어떤 지점들이 예민한 분기점이었는지를 짚어내고, 그럼으로써 ‘있었을뻔한’ 현실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우리는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음으로써 비로소 무엇을 가지고,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확증한다. 어설프게 덤빌 장르는 아니다. 치밀한 고증과 연구를 갖추지 않은 대체역사소설은 어설픈 판타지에 그칠 뿐이다. 물론 역사소설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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