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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s, Germs, and Steel : The Fate of Human Societies

posted May 3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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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s, Germs, and Steel : The Fate of Human Societies

- 1997, 1999, Jared M. Diamond, Norton & Co

 

    UCLA의 지리학 및 생리학 교수인 자레드 다이아몬드는 사람 좋은 인상의 노신사다. 그는 연구 목적으로 뉴기니아를 여러 차례 방문했는데, 하루는 그곳에서 얄리라는 정치가로부터 “왜 당신네 백인들은 그토록 많은 화물(cargo)을 발전시켰는데 우리 뉴기니 사람들은 이토록 적은 화물만을 가지게 된 것일까”라는 질문을 받고 유라시아 문명이 현대세계의 부와 권력을 지배하게 된 이유의 해답을 찾기로 한다. 그 연구의 결과물이 퓰리처 상을 수상하고 인류문화사 강의의 현대적 고전으로 확고히 자리잡은 그의 1997년 저서 <Guns, Germs, and Steel: The Fate of Human Societies>다.


    그는 지난 13,000여년간의 인류문명의 진화를 통해 유라시아 문명이 다른 문명들을 앞지르고 집어삼키게 된 이유가 지성적, 도덕적, 또는 유전적 우월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문명간 경쟁에서 유라시아 지역이 우위를 차지하게 된 것은 환경, 특히 그 중에서도 지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유라시아 대륙은 아래위로 길기보다 좌우로 넓기 때문에 농작물과 가축의 전파가 보다 용이했고, 동물의 가축화가 일찍 이루어진 덕분에 가축들을 병원체로 삼는 세균에 대한 면역력을 더 일찍 기르게 되었다는 것이다.(지구상에 가축화하기에 적합한 동물은 14종에 불과하고, 농사에 적합한 작물 또한 그 종류가 한정되어 있다.)


    유라시아 지역에서 농업생산성 증가는 식량의 잉여를 초래했고, 식량의 잉여분은 잉여노동력을, 잉여노동력은 기술의 발달을, 기술의 발달은 확대지향적인 문명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유럽은 근동지방을 중심으로 일어난 이러한 혁신의 가장 두드러진 수혜자가 되어 정교한 국가조직체가 발달하게 되었으며, 유럽인들은 자신들이 지니게 된 총과 균, 그리고 쇠를 이용해서 다른 지역의 문명들을 정복해 나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지는 유럽 문명의 헤게모니를 잘 설명해 주지만, 유라시아 대륙에서도 하필이면 왜 근세 이후에 西勢東占이 일어났는지에 관한 설명으로는 뭔가 좀 부족하다. 그 이유는 동아시아에 대해 다이아몬드가 무지하거나 무관심해서라기 보다, 그가 바라보는 시간대가 수백년이 아닌 수천년에 해당하는 역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비록 간략하게나마 지난 500여년간 왜 동아시아가 아닌 유럽이 지배적 세력으로 등장했는지에 관한 설명을 시도하긴 했다. 그에 따르면, 지리적인 이유에서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보다 크고 안정적이며 고립된 집단 거주 문명이 발전함으로써 외부로부터의 격심한 압력이 없이 정체되었던 반면, 유럽지역의 자연적 경계는 상대적으로 조밀하여 이웃들과의 경쟁을 통한 기술개발과 혁신을 필수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의 선량한 의도가 잘 드러나는 덕분에 이 책은 결정론이라는 비판을 모질게 받지는 않았다. 다이아몬드 자신이 유라시아 문명의 발달은 재능의 결과물이라기 보다는 기회와 필요에 대한 적응의 결과물이라는 관점을 분명히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Nature(유전적 결정론) 대 Nurture(환경적 결정론)의 논의는 생각보다 그 경계선이 명확한 건 아니다. 유전은 자연선택의 결과이므로, 우리의 시야를 조금 멀리 잡고 긴 시간대를 관찰한다면 유전자는 당대의 형질을 발현시키는 결정적인 인자인 동시에 환경에 적응한 결과물이기도 한 것이다. 굳이 유전적 우열에 관한 논의를 끌어들일 필요는 없겠지만, 제라드 다이아몬드가 아무리 극구 부인하고 싶어 하더라도 기회와 필요에 대한 적응의 차이는 결국 재능의 차이로 드러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그러고 보면, 일찌기 몽테스키외가 다음과 같은 생각을 피력했을 때, 그가 하고 싶었던 말도 제라드 다이아몬드가 발견한 사실로부터 그리 먼 거리에 있는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정치적 노예제는 시민적 노예제나 가내적 노예제처럼 풍토의 성질에 의존한다. 더운 지방 민족의 나약함이 거의 항상 그들을 노예로 만들고, 추운 지방 민족의 용기가 그들의 자유를 보존하게 했음은 당연하다. 그것은 그 자연적 원인에서 생겨나는 한 결과인 것이다.그러므로 군주에게 있어서 그 제국의 중심을 바르게 선택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것을 남부에 두는 군주는 북부를 잃을 위험이 있고, 북부에다 그것을 두는 자는 쉽게 남부를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법의 정신)


    몽테스키외의 이런 설명을 들으면 어쩔 수 없이 월남전에서 강단 있는 북쪽 사람들이 승리를 쟁취했던 상황 같은 것이 떠오르게 되는데, 환경적 영향의 중요성을 일반화시키려는 태도는 불가불 과도한 단순화의 위험과 아울러 정치적 불건전성에 빠질 위험을 떠안기 마련이다. 반면, 정치적 공정함에 지나치게 마음을 쏟다 보면 진보를 부정하는 상대주의의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 레비-스트로스는 1937-6년간 브라질 내륙지방을 여행하고 양심의 가책과 문명에 대한 혐오감을 동시에 느꼈고, <슬픈 열대(Tristes Topiques)>을 저술했는데 그 제목이 말해 주듯이 그의 저서는 학문적인 큰 성취에도 불구하고 감상적인 문화상대주의에 치우쳤던 것이 사실이다. 서구사회가 브라질의 소수 원주민 사회보다 조금도 우월하지 않다는 선언은 레비-스트로스의 높은 도덕적 감수성을 보여주지만, 여기에서부터 에드워드 사이드의 우월감 서린 ‘오리엔탈리즘’까지는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 도덕은 도덕적 감성 없이 구현되기 어렵지만, 도덕이 곧 감성인 것은 아니다. 엄혹한 현실을 직시할 용기가 거기에 더해져야 비로소 완성되는 그 무언가인 것이다.


   "If we succeed in explaining how some people came to dominate other people, may this not seem to justify the domination? Doesn't it seem to say that the outcome was inevitable, and that it would therefore be futile to try to change the outcome today? (생략) [Psychologists, social historians, and physicians] do not seek to justify murder, rape, genocide, and illness. Rather, they investigate causes to be able to stop the results."(Guns, Germs, and Steel)


    그런 의미에서, 제라드 다이아몬드가 성취한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크다. 그는 이론의 정교함으로 상대주의적 허무감을 극복하고 진보를 긍정하는 지적 용기를 보여주었다. 동시에 의도의 순수함과 성품의 신실함으로 자신의 이론이 정치적 일반화로 비약하지 않도록 참을성을 발휘했다. 기실 <Guns, Germs, and Steel>은 제법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는 셈인데, 그런데도 그 내용이 전혀 위태로와 보이지 않는 것은 이 책이 순도 높은 용기와 겸허한 양심으로 쓰여진 덕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 점을 감상하는 차원에서도, 이 책은 문화사에 관심을 갖는 모든 이들의 필독서다.


    참고로, 최근 저서 <Collapse>에서 그는 좀 다른 접근을 취한다. 이번에는 대륙보다 작은 규모의 사회를 들여다보고, 왜 그들이 발전하는지를 살펴보는 대신 왜 퇴보하고 멸망하는지에 관해 묻는다. 지성이란, 끊임없이 물음을 제시하는 능력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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